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임원 취임승인신청서에도 자신의 학력을 ‘단국대 수료’로 속인채 교육부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동양대 이사회 임원 승인 신청시 교육부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최성해 총장은 지난 2016년 6월 이사 중임 신청과정에서 자신의 학사학력을 ‘단국대 상경학부 4년 수료’로 작성한 것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교육부에 제출하는 공식 문서에 자신의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성해 총장의 이사회 임원취임승인 취소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이 자료에서 최성해 총장은 자신의 이력서에 1978년 단국대 상경학부 4년 ‘수료’라고 명시했습니다. 또 1991년 워싱턴침례신학대학교 신학사, 1993년 워싱턴침례신학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석사로도 기재했습니다.
최성해 총장은 그동안 외부에 ‘단국대 수료’ ‘단국대 졸업’이라고 밝혀왔으나 사실은 ‘제적생’이었다는 것이 지난 28일 확인됐습니다. ‘제적’은 대학교 과정을 중도에 그만둬 수료 또는 졸업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제적생은 ‘수료’ ‘졸업’ 이나 ‘학사’ 등을 쓰면 안 됩니다.
또 워싱턴침례신학대학교에는 교육학 석·박사 과정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최 총장은 그동안 허위학력으로 논란이 있었는데, 박사학위 취득여부에 대해서도 최 총장이 외국박사학위 취득 신고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실제 한국연구재단이 박용진 의원실에 제출한 ‘최성해 총장의 외국박사학위 신고 현황’ 자료를 보면 최 총장은 지금까지 외국박사학위취득 신고를 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해당 학위가 명예박사학위였다는 최 총장의 주장은 자신의 허위학력을 덮기 위한 또 다른 거짓말에 불과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최 총장은 1994년 동양대 전신인 동양공과대학 설립 이래 줄곧 25년 동안 총장직을 유지해 왔는데, 이사회 측이 총장의 허위학력 사실을 알면서도 눈감아주고 최 총장의 연임을 승인해준 것이라는 의혹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박용진 의원은 “허위학력을 가진 최 총장이 25년간 줄곧 총장직을 연임하고 현암학원(동양대의 학교법인)의 교육이사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학교법인 설립자의 아들이었기 때문”이라며 “이는 전형적인 사학비리에 해당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최성해’가 포털사이트 다음 실시간 이슈 검색어에 올랐습니다. ‘최성해’ 키워드는 9월30일 오전 11시34분 기준 다음에서 실검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6일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도중 때아닌 교육학 박사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발단은 조국 후보자 딸이 받은 동양대학교 총장 명의의 표창장이었습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의 표창장에 총장 이름 앞에 ‘교육학 박사’ 표기가 없어 가짜라고 주장했습니다. 동양대 총장 이름의 표창장에는 항상 이 표기가 있었다는 이유였습니다.
반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로 다른 형식의 표창장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총 10여 개의 서로 다른 표창장을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또한, 김종민 의원은 청문회 도중 “(최성해 총장이) 25년 동안 어떻게 총장을 했는지도 궁금하고 교육학 박사라는데 누가 제보했는데 명예 박사”라며 “교육학 박사가 오히려 위조 가능성 있다. 이 분의 말에 너무 무게 두고 여야 간 공방할 필요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최 총장의 교육학 박사 위조 발언 이후 “최성해 총장에 대해 단국대 명예 교육학 박사라는 제보를 받아서 문제제기를 했는데 보좌진들이 확인해보니 외국 유학으로 교육학 박사를 받은 것이 있다”라며 “최 총장께 죄송하다”라고 정정했습니다.
교육학 박사 vs 명예 교육학 박사
최성해 총장의 학력이 기재된 여러 자료를 확인해봤습니다.
가장 먼저 전국 대부분의 대학 총장 프로필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한국대학신문을 살펴봤습니다.
한국대학신문의 ‘동양대학교 정보 – 총장 프로필’을 보면 최 총장은 1995년 워싱턴침례신학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박사, 1997년 단국대학교 명예 교육학 박사로 기재돼 있습니다.
김종민 의원이 최 총장이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정정 발언을 한 이유가 1995년 워싱턴침례신학대학교 교육학 박사 학위가 표기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최성해 총장이 2000년에 공저로 펴낸 <교수평가와 연봉제>라는 책에 나온 저자 소개에서도 ‘워싱턴침례신학대학원 교육학 박사’로 표기돼 있었습니다.
공식적으로 최 총장이 교육학 박사를 받았다고 주장한 곳은 워싱턴침례신학대학원이고 다른 자료를 통해 본 학위 연도는 1995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994년 동양대 학보 찾아낸 네티즌 수사대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교육학 박사 논란이 불거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네티즌이 찾아낸 1994년 동양대 학보 이미지가 올라왔습니다.
1994년 동양대학보 창간호에는 ‘국가가 요구하는 첨단 기술인력 배출’이라는 최성해 총장의 입학 훈사가 실렸습니다. 사진 밑에는 ‘총장 교육학 박사 최성해’라고 표기돼 있었습니다.
최 총장은 1995년 워싱턴침례신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기 전인 94년부터 ‘교육학 박사’라고 내세웠던 것입니다.
최성해 총장이 교육학 석사를 받았다는 워싱턴침례대학/신학대학원도 의문입니다.
워싱턴침례대학이 정식 4년제 대학 인가를 받은 연도는 2004년입니다.
이전에는 종교 교육 기관에서 줄 수 있는 신학 학사 학위만 수여할 수 있었습니다.
정리하면 최성해 총장이 1991년에 받은 신학사 학위는 가능했지만, 1993년과 1995년에 취득했다는 석사, 교육학 박사 학위는 인가를 받기도 전에 나온 유령 학위인 셈입니다.
교육자의 양심도 위배
9일 최성해 총장은 연합뉴스와 만나 “명예 교육학박사가 맞다”고 밝혔습니다.
최 총장은 “워싱턴침례대학교에 3학년으로 편입해 학사 학위와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단국대에서 교육학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 총장이 받았다는 교육학 석사는 워싱턴침례대학이 인가도 받지 않고 준 유령 학위였고 2000년에 낸 책에서 단국대가 아닌 워싱턴침례대학/신학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를 받았다고 표기했기에 허위로 학력을 기재했다고 봐야 합니다.
최 총장은 “교육학 명예 박사인데 직원이 ‘너무 길고 다들 명예란 글자를 잘 안 쓴다’고 해서 뺐다”고 해명했지만, 단국대 명예교육학 박사를 받기도 전인 1994년부터 공식적인 대학 신문에 ‘교육학 박사’라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고의로 학력을 속였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현재 네이버 인물검색을 보면 최성해 총장의 학력은 ‘워싱턴침례대학교 대학원 석사’, ‘단국대학교 교육학 명예 박사’로 기재돼 있습니다.
기자가 찾아낸 자료 등을 종합하면 연도가 표기되지 않은 ‘워싱턴침례대학교 대학원 석사’도 제대로 받은 학위인지 검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성해 총장은 동양대 설립자인 최현우의 장남입니다. 최 총장이 1994년부터 동양대 총장으로 재직할 수 있었던 까닭은 학위 등 학문적인 업적보다는 사학 재단 설립자의 아들이라는 점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봐야 합니다.
학문의 요람인 대학 총장이 학력을 속인 것은 법을 떠나서 교육자의 양심에도 어긋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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