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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시사 이야기

숙명여대 합격한 20대 트랜스젠더의 롤모델 박한희 변호사는 누구?

by 라이크슈 2020.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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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올해 숙명여대에 최종 합격한 뒤 입학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대에 합격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30일 뉴시스 취재 결과 지난해 8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은 트랜스젠더 A(22)씨는 최근 숙명여대 2020학년도 신입학전형에 최종 합격했습니다평소 법에 관심이 많았던 A씨는 법과대학에 진학할 예정입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약 한달 앞둔 10월 법원에서 성별정정 신청이 허가돼 주민등록번호 앞 숫자가 '1'에서 '2'로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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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성전환 수술을 받고 주민등록번호를 바꾼 트랜스젠더도 당당히 여대에 지원하고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저를 보면서 여대 입학을 희망하는 다른 트랜스젠더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박한희 변호사

 

평소에도 법에 관심이 많긴 했지만 A씨가 법대에 지원하는 데 가장 큰 동기를 부여한 사람은 국내 첫 트렌스젠더() 변호사인 박한희(35) 변호사입니다.

 

박 변호사는 공대 졸업 후 건설회사에 다니다 20133월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으며 이듬해 커밍아웃을 했습니다. 20172월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같은 해 1월 제6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이후 공익인권변호사모임인 희망을 만드는 법’(희망법)에서 성 소수자 인권을 위한 변호사로 활약 중이며 현재는 성적지향 및 성별 정체성(SOGI) 인권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그는 2017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 이유에 대해 중학교 1학년 때 성별 정체성을 고민했다. 남중, 남고, 공대를 졸업했으며 100명 중 95명이 남성인 건설회사에 다녔지만 성 정체성은 숨길 수 없을 것 같았다라며 트랜스젠더를 위한 전문자격증을 갖고 싶어 진로를 정신과 의사변호사로 좁혔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트랜스젠더가 성별정정처럼 법적 소송을 많이 하고 성별 정체성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 상담도 많을 것 같아 로스쿨을 선택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박 변호사는 2017년 방송된 EBS '까칠남녀'의 성소수자 특집에 출연해 "난 아직도 주민등록번호 앞자리가 1"이라고 소개해 화제가 되었으며 "트랜스젠더에게 하는 무례한 질문 중 하나가 '(성전환) 수술하셨어요?'""난 수술하지 않았고, 앞으로 수술 계획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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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국에서는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으면 성별정정 허가를 해주지 않는다""수술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성별정정을 허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트랜스젠더의 성별정정 요건에 대해 소송을 하고 싶다. 외과수술을 안 해도 대법원 예규상 성별정정이 가능한 기획소송으로 변화를 끌어내고 싶다라고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성전환) 수술은 개인의 선택이며 몸에 관한 질문을 아무렇게나 던지는 건 무례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트랜스젠더 변호사가 된 것에 대해 박 변호사는 상당수 트랜스젠더들이 직장 내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자주 경험한다. ‘희망법에서도 차별을 경험하지 못했는데, 트랜스젠더들은 상당수 신분이 잘 드러나지 않아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등 노동조건이 좋지 않은 곳에서 일한다. 더욱 주변의 이야기를 많이 듣겠다라고 했습니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 박 변호사는 커밍아웃하기 전까지 정말 꿈이 없었다라며 제 꿈이라면 이제 오래 사는 것이다. 오래도록 활동하는 트랜스젠더 롤모델(역할모델)이 없어서, 그냥 되게 조용히 늙어서 계속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라는 소탈한 목표를 꾸밈없이 말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 변호사를 롤모델로 삼은 A씨는 "박한희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기사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고, '트랜스젠더도 이렇게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때부터 법에 관심이 생겨 책을 많이 읽으면서 공부해 보니 인권 관련 등 재미있는 주제들도 많아 이 길을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A씨는 "우리 사회가 아직 트랜스젠더와 성 소수자 등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사회 전체 집단의 의견에서 반대되는 의견도 자유롭게 낼 수 있어야 창의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보다 더 다양한 가치들이 생성될 수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우리 사회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다양한 사람들을 포용하는 것이 우선이 돼야 하는데, 사실 다들 살기가 바쁘니까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와 박한희 변호사같은 트랜스젠더 법조인의 등장이 우리 사회가 트랜스젠더와 성 소수자를 더 이해할 수 있는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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